<희망찾기 4-15 D-15>`세대갈등`표심 양극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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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문가들의 '판세-변수' 분석::)

17대 총선은 지역주의라는 한국 정치의 고질병을 넘어설 것인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선거 때마다 되풀이돼온 이 똑같은 질문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어느 때보다 실현 가능해보이

는 ‘망국적 지역주의가 극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의 언어

한편으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절망이 교차하고 있는 것이�� 세대간 갈등 문제에 대해선 전문가들은 최근 열린우리당 정동

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파문을 계기로 투표성향 면에서 양극

화 현상이 더욱 확연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지역주의 얼마나 깨지나〓전국적으로 골고루 지지를 받는 열린

우리당 출현이 지역주의 완화의 출발점은 될 지언정 아직 갈 길

이 멀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한나라당 박근혜대표 취임

뒤 TK(대구·경북)를 중심으로 한 ‘영남정서 부활’ 움직임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김형준 부소장은 “PK(부산·경남

)가 상대적으로 ‘박근혜 효과’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해서 지

역주의가 완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부소장

은 그 근거로 “PK에서 열린우리당 지지가 높게 나타나는 이유의

한 가운데에는 이 지역 출신의 노무현대통령이 자리잡고 있다“

는 점을 제시했다. 그는 “호남여론 역시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

으로 갈아탔을 뿐 타정당이 끼어들 틈새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트렌드의 오세제 대표도 TK를 중심으로 확산될 조짐인 ‘박근

혜 효과’를 근거로 “지역주의가 완화되려다가 다시 강화되는

추세”라며 “지역주의가 얼마나 깨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고 말했다.

반면 기성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역감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젊

은층 유권자의 확대에서 희망의 근거를 찾는 목소리도 있다. 코

리아리서치센터(KRC)의 김덕영 대표는 “2002년 대선 때부터 영

·호남 지역 젊은층의 이탈이 가시화됐다”며 “이번 총선에서도

열린우리당이 사상 최초로 영남지역에서 비(非)한나라당이 의미

있는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준 부소장도 “200

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후보를 찍지 않은 20~30대가 있었다

는 점은 의미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세대차이, 새로운 갈등인가〓전문가들은 “60~70대 노인들은

투표안하고 집에서 쉬셔도 된다”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 발

언 파문은 지난 2002년 대선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세대간 투표

성향 양극화 현상을 보다 극명하게 부각시킬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헌태 소장은 “노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여론조사 결과를 자세히 보면 20~40대는 50% 가량 열린우리당을

지지했지만, 50대는 30%초반, 60대이상은 10% 정도 지지했을 뿐

”이라며 “이미 세대간 갈등은 불거졌다”고 말했다.

김소장은 이번 총선이 “고질적인 지역주의와 함께 세대간 차이

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선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테일

러넬슨소프레스(TNS)의 박동현 부장도 “여론조사 데이터를 보면

20~30대와 50대 이상이 양극화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부장은 “30대 후반과 50대 초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40대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가 전체 판세를 좌우하는 셈인

데, 이들은 아직 뚜렷한 쏠림현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

다.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세대간 대결 양상을 ‘3대1 현상’으로

해석했다. 박 대표는 “노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등장한 이

후 30대의 노대통령 지지자가 60%이면 이회창후보 지지자는 20%

인 식의 3대1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번 총선도 세대별로 표심

이 뚜렷한 차이를 드러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특

히 경제권을 상실한 60대가 30~40대의 영향을 받고, 20대는 부모

인 50대의 영향을 받는 식의 새로운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

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판세와 전망〓전문가들은 현국면의 여론의 흐름은 ‘한

나라당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열린우리당 지지율의 거품이 빠지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세제 대표는 “현상황은 노대통령

탄핵에 반대해 열린우리당 지지로 돌아섰던 안정희구층들이 다

시 빠져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열린우리당이

빠져나가고 있는 부동층을 얼마나 붙잡아 투표장까지 이끄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정동영 파문’의 총선 영향에 대해서는 “열린우리당 반대층의

결집효과는 있겠지만, 전체 판세를 뒤흔들기는 어려울 것”이라

는 전망이 우세했다. 김덕영 대표는 “세대간 지지정당의 경향성

은 이미 드러나있는 만큼, 정의장 파문이 열린우리당 지지 입장

의 20~40대를 한나라당 지지로 돌아서게 만들 가능성은 매우 낮

다”고 말했다. 김형준 부소장도 “원래부터 한나라당 지지세가

강했던 60~70대에게 ‘정동영 파문’은 일종의 ‘강화 효과’를

가져올 뿐, 다른 층으로 그 영향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

망했다.

김교만·유병권·오남석기자 baikal20@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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