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층 증가' 막판 변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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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07.11.19. 오후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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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정국' 관망층 늘어..금주 수사결과 발표 고비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 = "부동층을 잡아라"

각 당이 부동층 흡수에 비상이 걸렸다.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부동층이 다시 증가하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

역대 대선을 보면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부동층은 줄어드는 것이 통례였다. 하지만 이번 대선의 경우 10% 초.중반까지 떨어졌던 부동층이 최근 다시 20% 대로 늘어나고 있다.

조선일보-한국갤럽 조사(18일 실시)에서 부동층은 19.2%로 지난달 29일 조사(11.7%)에 비해 7% 포인트 이상 늘었고, 한겨레신문이 리서치플러스와 실시한 조사(17일 실시)에서도 무응답층은 22.9%로 1주일 전 조사(11.7%)보다 크게 증가했다.

서울신문이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실시한 조사에서도 부동층은 21.5%로 지난달 말 조사의 18.5%에 비해 상승했고, 문화일보-디오피니언 조사에서도 13.4%로 지난달 말보다 4% 포인트 늘었다.

올해 선거권을 가진 19세 이상 유권자가 3천700만명 정도라고 보고, 이번 선거의 투표율을 2002년 대선 때와 같은 70%라고 가정하면 현재 각종 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20% 안팎 수치의 부동층은 500만명 안팎이나 된다.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양강 구도가 형성될 경우 대선 결과 자체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는 수치다.

최근 부동층의 증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BBK 정국'의 불확실성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번 대선의 경우 `이명박 대세론'에 힘입어 부동층이 일찌감치 줄었었지만, 보수 진영인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출마에 이어 `김경준 송환'이라는 BBK 변수까지 본격화하며 관망세로 돌아선 부동층이 다시 늘고 있다는 것이다.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 여부도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한귀영 실장은 "대부분의 주말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20% 안팎인 것으로 조사된 것을 볼 때 부동층이 늘고 있다는 것은 하나의 흐름으로 봐도 무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 BBK 상황 등을 한번 보겠다는 층이 부동층으로 소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이번 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 내용에 따라 부동층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TNS코리아의 이상일 이사는 "아직 부동층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면서 "다만 BBK와 관련돼 새로운 팩트가 나오거나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접어들면 부동층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대선의 경우 부동층이 늘어나더라도 예전과 같이 부동층의 성향을 잘 파악하기 힘든 특징이 있다고 한다.

예전의 경우 선거가 지역이나 계층, 세대 대결 구도가 명확해지면서 `표심'을 밝히지 않은 부동층의 예상 투표 결과를 예측한 소위 판별 분석이 가능했는데, 이번에는 그것 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부동층 증가가 이명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이 집중된데 따른 것으로 보고 이번 BBK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만 마무리 되면 다시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정치판이 워낙 네거티브로 점철되니까 불신층이 높아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일관되게 정책 경쟁, 집권 능력과 포지티브 캠페인에 주력하면서 부동층을 잡아 나가고, 동시에 저쪽의 네거티브 공세와 무관함을 강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제기되는 모든 의혹이 해소되면 이명박 대세론이 확산되면서 부동층이 다시 이 후보에게 올 걸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은 부동층 증가가 이명박 대세론이 허물어지는 전조라며 역전을 자신했다.

정동영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부동층이 증가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면서 "이명박 후보 지지층이 지지를 철회하고 다른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부동층으로 잠시 옮겨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의 불법 비리를 참아주고 있었지만, 그 인내의 한계선에 다가가고 있다"면서 "임계점을 향해서 국민 마음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 조용남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지율을 3~4일 정도 더 지켜볼 것"이라면서 "부동층이 10~30% 늘었다는 얘기가 있어서 부동층 공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캠프에서 따로 전략을 세우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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