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 유권자 분석 ③] 진보로 선회 … 정권교체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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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2002→2007→2012 대선 투표흐름은 좌→우→중간

사회경제적 배경 따라 분석 … 5060세대·중졸 학력층은 보수쪽으로 일방통행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한국리서치 신년기획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108만표차 승리로 끝난 2012년 대선은 이명박 대통령이 532만표차로 이긴 2007년에 비해선 진보 쪽으로 '유턴'한 선거였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승리한 2002년 수준으로 되돌아가진 못했다.

2002년에는 왼쪽, 2007년에는 오른쪽을 향했던 표심이 다시 왼쪽으로 움직였지만 '정권교체'에 이를 정도로 충분하진 않았다는 이야기다.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7·28일 양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와 2002년, 2007년 대선후조사를 비교하면 진보후보와 보수후보의 지지격차는 2002년 -17.5%p, 2007년 36.9%p, 2012년 6.6%p로 나타났다. 격차가 마이너스(-)면 진보후보 승리, 플러스(+)면 보수후보 승리를 의미한다. 2002년 진보 우세승 → 2007년 보수 완봉승 → 2012년 보수 우세승 흐름을 보였다는 이야기다.

이지호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전체적으로 2002년 대선은 진보후보 쪽으로, 2007년 대선은 보수후보 쪽으로 급선회한 선거였던 데 반해 2012년 대선은 대체로 균형을 이루었으나 보수후보 쪽으로 약간 기운 선거"라고 분석했다.

사회경제적 배경변수를 통해 역대대선의 표심을 분석하면 흐름이 분명해진다.

2002년과 2007년에는 차이가 없었던 남녀 투표성향은 이번 대선에서 크게 엇갈렸다. 여성의 보수후보 지지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당선가능한 여성후보의 등장과 '여성대통령' 슬로건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2002년에는 왼쪽으로, 2007년에는 오른쪽으로 크게 이동했던 20대 표심은 두 선거의 중간으로 이동했다. 20대의 전폭적 지지를 기대했던 민주당으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반면 30대와 40대는 2002년보다 훨씬 더 왼쪽으로 움직였다.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2007년보다 오른쪽으로 치우쳤다. 표심의 화살표도 2040세대의 '유턴'과 5060세대의 '일방통행' 모습으로 차별화된다.

지역적으로는 호남과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보수후보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호남은 다른 지역에 비해 왼쪽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쏠림은 줄었다. 민주당 지지가 많았던 두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에선 2002년과 2007년의 중간으로 이동했다. 영호남에서도 보수·진보 쏠림현상이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이념을 기준으로 보면 이번 대선은 '균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진보성향 유권자와 보수성향 유권자는 각각 자기 진영 후보에게 강하게 쏠렸지만, 중도층에서 박근혜 당선인을 좀 더 지지했다.

지난 3차례 대선에서 하위 소득자들은 보수후보를 강하게 지지했지만 중위 소득자들은 보수후보를 조금 덜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상위 소득자들은 일관되게 보수후보를 지지하는 '계층투표' 성향을 보였다.

학력이 낮을수록 보수적인 투표행태가 분명했다. 중졸 학력을 가진 유권자는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오른쪽으로 크게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졸 유권자는 2007년보다 조금 왼쪽으로 이동했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았다. 대졸 이상의 고학력 유권자는 2002년과 2007년의 중간지점으로 움직였다. 중장년층과 청년층의 학력격차가 이런 투표성향 차이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대선 후 여론조사는 지난 달 27~28일 양일간 전국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임의번호걸기(RDD)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2002년과 2007년 대선후 여론조사는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자료를 활용했으며, 2002년 연령별 투표성향은 당시 MBC 출구조사를 참고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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