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쟁때... "미국편 서야" 23.4% "북한편 서야"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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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최경준 기자] "미국과 북한이 전쟁을 한다면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북-미간 전쟁시 우리는 "중립을 취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48.7%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북-미간 전쟁시 "미국 편에 서야 한다"는 23.4%, "북한 편에 서야 한다"는 21.3%로 나타나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같은 결과는 <서울신문>이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지난 1∼2일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다.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에서는 고건 전 국무총리가 1위(20%)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15.1%)와 이명박 서울시장(12.7%) 등이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남한에 핵무기 사용할까? 필요에 따라 다를 것" 45.5%

북-미간 전쟁시 우리는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대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은 동맹관계 유지나 한 민족이라는 개념보다는 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생존본능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북-미간 전쟁시 북한이 남한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반드시 사용할 것"이라는 응답(19.6%)보다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31.3%)이 훨씬 높게 나왔다. 특히 응답자 중 45.5%는 "필요에 따라 다를 것"이고 답해, 우리가 중립을 취한다면 북한이 우리를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미관의 변화 조짐도 나타났다. "우리의 안보를 위해 한-미동맹은 어떻게 되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응답이 41.6%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현재 상태면 충분하다"(31.2%)와 "동맹의 필요성이 약화돼 가고 있다"(18.3%)는 응답을 합친 것(49.5%)보다는 작았다. <서울신문>은 "탈(脫)미국적 방향성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30대가 20대 보다 미국에 대해 더 비판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30대 가운데 "한-미 동맹이 강화돼야 한다"는 응답이 26.3%를 기록, 타 연령대에 비해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반면 20대 가운데 "한-동맹이 강화돼야 한다"는 응답은 40대 연령층과 같은 40.1%를 기록했다.

"남북통일이 언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10년 이상 2년 이내'라고 응답한 사람이 34.8%로 가장 많았고, '20년 이상'은 25.1%, '통일이 안될 것'은 13.2%를 기록했다.

치열한 2위 싸움... 박근혜는 TK 1위 탈환, '대통령감'에서는 이명박이 앞서

이번 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에서는 고건 전 국무총리가 영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선두를 지킨 가운데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이 뒤를 쫓고 있다. 반면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5.4%로 4위에 그친 것을 비롯해 이해찬 국무총리(1.8%),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1.0%) 등 여권 후보들의 지지세는 한 자리를 넘지 못하는 바닥이었다.

고 전 총리가 부동의 1위를 지킬 수 있는 것은 계층과 지역을 망라한 고른 지지 때문이다. 고 전 총리는 호남에서 30.8%를 기록, 같은 호남 출신인 정 장관(9.3%)을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진보계층에서도 18.3%을 얻어 역시 정 장관(8.7%)이나 김 장관(0.8%)보다 높았고, 보수계층에서는 21.1%로 박 대표(18.2%)와 이 시장(12.8%)보다 높았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 60.0%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지지층에서도 25.4%로 정 장관(21.1%)와 김 장관(3.5%)보다 앞선 것은 주목된다.

박근혜 대표는 대구·경북(25.2%), 부산·경남(23.1%), 보수계층(18.2%)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선호도를 보였고,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42.3%로 이 시장(18.4%)과 손 지사(2.0%)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이명박 시장은 고학력층(14.2%), 고소득층(16.2%), 자영업자(17.0%) 등에서 높은 선호도를 나타냈지만 진보(13.2%)와 보수(12.9%) 계층에서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와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각각 10.8%와 11.4%로 수직하강했다. 반면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20.1%로 1위를 지켰고, 민주노동당 5.7%, 민주당 1.0% 순이었다. 그러나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한 사람이 55.5%로 가장 많아 국민들의 정치 불신과 무관심이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부동의 1위' 고건과 '박근혜-이명박'의 치열한 2위 다툼은 <조선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6일 실시한 '정치인 정기지표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전국 성인 1057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0%)

이 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지지도'에서 고건 총리가 2위와 큰 격차(16.7%p)를 보이며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박근혜 대표가 36.9%, 이명박 시장이 35.7%를 기록해 2위 자리를 두고 팽팽하게 맞섰다. 특히 '대통령 감인가'라는 질문에서는 이 시장(47.4%)이 박 대표(42.3%)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이 시장(51.7%)이 박 대표(36.1%)를 크게 앞섰지만, 영남과 충남권에서는 박 대표가 이 시장을 10%P 이상의 격차로 제쳤다. 특히 박 대표는 지난 1월 같은 여론조사에서 내줬던 대구·경북 지지율 1위를 탈환했다.

한나라당 지지자들 중에서는 박 대표(54.1%)가 이 시장(50.7%)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1월 같은 여론조사에서 박 대표가 57.1%, 이 시장이 42%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한편 지난 5월 10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김헌태)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TNS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 7백명.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7%)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정부의 동의없이 북한을 폭격할 경우 우리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미국편"보다 "북한편"에 서야 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같은 민족인 북한의 편에 서야 한다"는 47.6%를 기록했고, "우방인 미국의 편에 서야 한다"는 31.2%를 기록했다. 이같은 응답은 전 지역, 연령, 계층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였으며 특히 보수 성향의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미국편(38.6%)보다는 북한편(41.1%)이 높았다.

/최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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