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현상파악이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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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동네 주유소까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심지어 진보정당이라는 민주노동당도 독도에 군대를 보내자고 흥분하는, 이런 애국주의적이고 배타적인 대결의식은 자국의 우익과 국가권력의 힘만 강화할 뿐이며 국경을 넘어선 평화와 풀뿌리 민중의 연대를 가로막습니다.

"(원폭60주년 반핵평화기획사업단, '종이학대장정' 취지문 중)

올해로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지 60년이 됐다.

사상 초유의 원폭투하가 종전에 이은 조선의 독립은 가져왔을지언정, 강제징용 한인을 포함한 30여만 명의 희생은 아직까지 지워지지 않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1일자 1·2면과 4∼5면에 '종전60년 수교40년 한일관계'에 대한 한일 양국 성인 남녀 각 1000명의 여론조사 내용을 담았다.

도쿄신문과 함께 준비한 이번 여론조사 결과, 한국 국민의 66.1%는 일본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반면 일본 국민들은 28%만이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일본이 과거사를 반성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응답자의 84.3%는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으나, 일본 국민들은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이해하느냐'라는 질문에 43.4%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한국인들은 미국이, 일본인들은 북한·중국이 동아시아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인식했다.

특히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반미감정이, 일본 젊은 세대들은 반북감정이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 장택동·박정경·황장석·임병선·박준석·윤창수 기자는 1면에 이어 4면 전면기사 <한 44%·일 52% "양국관계 더 좋아질 것">과 5면 전면기사 <한 66.4% "한류 지속"…일 49.8% "곧 식을 것">에서도 다양한 설문조사 결과를 전했다.

이남영 KSDC 소장은 "양 국민이 서로 감정과 인식의 차이에 주목하면서 현안들을 솔직하고 대담하게 풀어나간다면 한·일관계는 상생의 틀에서 지속 발전할 수 있다"고 '양국민 감정'을 총평했다.

서울신문의 이번 여론조사는 독도나 역사교과서 문제가 불거질 때만 들끓는 여론과 언론, 일본의 극우세력과 민중을 구별하지 않는 좁은 시각을 차분한 접근으로 연착륙시키고 있다.

일본 평화헌법 9조(전쟁금지)를 개정하자는 우익들의 선동에 일본 국민 60%가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고, 독도와 역사교과서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어 일본이 불편한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일본은 없다'한들 여전히 일본은 있고, '맞아죽을 각오를 했다'한들 누구 하나 죽이지는 않는다.

스타시스템에 의존한 '한류'(韓流)는 당의정이거나 순간접착제일 뿐이다.

아시아민중에게 고통을 안겨준 원폭 60년, 이젠 차분하되 꾸준히 앞으로의 60년을 설계해야 하지 않을까.

김종화 기자

sd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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