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KSDC 공동여론조사] 국민 절반 “나는 중도”… 1년새 17%P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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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지난 한 해 동안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격랑의 와중에 있었다. 분열, 불안, 정체, 수치심과 같은 부정적 어휘들이 사회적으로 난무했다. 미래에 대한 확고한 방향성 없이 우리 사회가 자기부정의 심리상태 하에서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어디로 가야만 하는가?’라는 등의 질문을 진지하게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2006년 새해를 맞이해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는 한국사회의 방향성 문제를 중심으로 국민의식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국민의 이념성향과 정체성에 대한 조사는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과거 진보-보수가 두꺼웠던 것에 비해 오히려 중도가 두꺼워지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 사회가 이념적인 대립보다는 실용적 노선을 선택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해 준다. 그리고 압도적인 다수가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강화’가 궁극적으로 ‘국가 안보’를 튼튼히 한다고 응답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체제 공고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일시적으로 통제될 수 있다는 개발독재논리 및 색깔논쟁이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에 적합한 차기 한국 대통령의 리더십 유형은 무엇인가? 국민의 절반 정도가 ‘국가경영능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국가를 안전하게 발전적으로 운영해 달라는 국민의 요구이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국민들에 의해 매우 낮게 평가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 사회의 중도화 경향과 한국인이 선호하는 ‘국가경영능력’은 예비 대권후보에 대한 지지 및 호감도로 연결되는 것 같다. 게다가 국민들이 생각하는 ‘시급한 국가과제’가 경제발전이라는 사실도 예비 대권후보들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국민의 일관성 있는 특정정당 지지는 정치 안정을 담보하는 심리적 기반이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국민이 아직 지지 정당을 가지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그리고 정당 지지 패턴은 아직도 지역주의적인 경향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현 정권의 탈지역주의를 위한 도전이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2006년에는 예비 대권후보자들의 대권행보가 화려하게 진행될 것 같다. 그러나 이와 같이 정당정치가 낙후돼 있는 상황에서 인물중심적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 와중에 또 한 차례의 정치인들과 정당들의 이합집산이 예견된다.

국민 70% 이상이 아직 대통령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예비 대선후보자들을 이제부터 천천히 정확하게 검증해 나가겠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 같다. 우리 국민은 예비 대권후보들의 화려한 이미지, 깜짝 쇼, 그리고 지역감정 등에 휘말리지 않고 진정 자신이 원하는 후보를 가려낼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06년은 중도세력이 양 극단세력을 수렴, 국민 통합을 이루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실용주의적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 국민 대다수는 개혁피로증에 시달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치 생산물로 국민을 감동시켜야 한다.

이남영 숙명여대 교수(KSDC소장) nlee@ksdc.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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