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호남표심' 잡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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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5.18묘역 찾은 정의장(자료사진)
`정동영 광주로', `강금실 동교동으로'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 = 5.31 지방선거에서 열세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호남 표심 잡기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선거전 초반 부진의 원인 중 하나가 전통적 지지계층 이탈이라는 안팎의 분석 속에서 `집토끼'(고정지지층) 되찾기를 위한 본격 시동을 걸고 있는 것.

더욱이 선거가 불과 3주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서울 강금실(康錦實), 경기 진대제(陳大濟) 후보 등 주요 후보들의 열세판도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호남에 `올인'하자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호남의 표심은 호남 선거 뿐만 아니라 수도권 내 호남표 결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당 지도부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정동영(鄭東泳) 의장이 8일 `어버이날'을 명분삼아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을 급히 예방한 것이나, 9일 당초 강원도 방문계획을 취소하고 광주로 방향을 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의장은 광주에서 1박을 하면서 기자회견, 종교지도자 면담, 대학총장단 만찬 등 일정을 통해 어느 때보다 '광주 정신', 'DJ(김대중 전 대통령) 정신'을 강조하면서 "열린우리당이 광주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정당"임을 역설했다.

17대 총선 이후 2년만에 처음으로 광주지역 정당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선 여세를 몰아 판을 뒤흔들어 보겠다는 의도가 역력했다.

정 의장은 이날 방문에 이어 오는 13-14일 다시 호남을 찾는다. 또 5.18 기념일에도 다시 광주를 찾는 등 호남 구애 공세는 계속될 예정이다.

이광재(李光宰) 전략기획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대보다 광주가 빠른 속도로 (우리당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면서 "광주를 추가로 승리할 수 있는 지역으로 본다. 광주가 올라가면 수도권이 결집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바람'(吳風)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강금실(康錦實) 서울시장 후보도 집토끼 끌어안기 행보에 가세했다.

강 후보는 이날 오전 동교동 자택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호남 표심을 다지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방문이었다.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의 여론조사 결과 호남출신의 경우 강 후보 지지가 36.7%로 오 후보(18.1%)를 2배 이상 앞섰지만 부동층 규모도 36.7%나 됐다.

강 후보는 앞으로 서민과 사회적 약자, 빈곤층을 향한 메시지와 행보도 강화키로 했다. 이런 차원에서 이날 거리노숙인 상담보호센터도 찾았다. 한 관계자는 "강 후보가 장애인.노인.소외계층을 보듬는 후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방문 일정도 그렇게 잡고 그런 쪽 메시지를 계속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집토끼를 잡기 위한 우리당의 노력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호남과 386이라는 전통적 지지층 이탈에 사회의 전반적인 보수화 경향까지 겹치면서 지지율 40%를 넘는 한나라당에 비해 여당 지지율은 여전히 20%대에 머무는 고착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한 초선 의원은 "정말 답답하다. 무슨 악재가 터져도 한나라당 지지율은 꿈쩍도 하지 않는 상황이 어떻게 이렇게 계속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언론 탓으로 원인을 돌리기도 했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언론 환경이 이렇게 나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옛날에는 최소한 여야를 균형있게 보도했지만 지금은 여당만 비판한다"고 볼멘 소리를 냈다.

그러나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호남, 개혁계층 등 전통적 지지계층의 결집이 이뤄질 것이라는 낙관론도 여전히 적지 않다.

한 핵심 당직자는 "17대 총선 상황을 복기해 보라"면서 "앞으로 20여일 동안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모르며, 판도 여러 번 바뀔 것"이라면서 대역전극의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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